NAM JIN KIM
photography
Time Landscape
In 1978, an ecological artist, Alan Sonfist, promoted the 'Time Landscape' project to reproduce the primeval forests of pre-New Age eras in one corner of Manhattan, New York. It was once an ecological work reminding us that New York was a wooded forest. I would like to see the state of nature before being damaged and transformed from the viewpoint of nature itself, not human centeredness. It was a warning to man about sickness and deserted nature.
How about looking at the earth where I live from the farthest part? In 1990, when the space probe, Voyager 1, transmitted the photos were taken out of the solar system, the earth appears pale and very small blue dot (Pale Blue Dot). What was it like when humans first began to live on the planet Earth? The shape of the earth that I see now is said to have been made 10,000 years ago when the last glacier disappeared. Earth's age is 4.5 billion years old. During that time, the Earth's environment has changed, and the earth is still changing. The civilization of mankind has begun and developed within a short period of less than 1 percent of the earth's long time. During the million years that humans have lived on the planet Earth, the Earth's temperature and geologic conditions have remained stable in history. But it can not last forever. Geologists say ice age may come after 15,000 years. Even after two billion years, the earth will die like Mars.
In the West, Arcadia has been dreaming of an ideal land blessed free from natural threats and disasters. Arcadia in the full richness of nature and by the idyllic utopia to live the life of the natural is derived from the very anthropocentric view of nature. As man moved away from nature and nature suddenly changed, Arcadia became more admirable. Arcadia, tailored to human desires, is not a desire for a primordial natural world in which humans and nature are assimilated into one. It takes a lot of time to reach the awareness that nature as a part of ecosystem and human beings have a mutual relationship with nature, escaping from romantic thought that nature is still great and human being is different from nature. Flowed. In other words, we have begun to accept that human beings are part of an ecosystem, free from the anthropocentrism that justifies the domination of nature. Nowadays, it is said that the atmospheric carbon dioxide has increased, the rate of biological extinction has been accelerated, and materials such as plastics and concrete have not quickly covered the earth. The earth is not simply composed of rock masses and water. It is a living organism and an organism that evolves and changes itself by interacting with inanimate objects.
'Time Landscape' originated from the curiosity of the original earth. I wanted to see the raw nature itself as it was transformed less by humans and less damaged. In the western part of the United States, the Death Valley, in Utah 's Escalante, Bryce, Canyonlands, Moab, Arches, and Zion National Parks, the earth' s appearance is made in between millions of years and billions of years. The landscapes created by the colorful rocks created by wind and water over a long period of time and the valleys created by the layers of sedimentary rocks were caught in the deep wonder of seeing the earth's deep inside without looking like a barren soil. Here I wanted to express human beings in nature as part of nature. In the stratum of time, we sought to capture the image of a natural life that seemed to exist in ancient times as if it were the imagination of an archaeologist who searched for the past. Rough and desolate constantly unfolding on earth is visible, and change, and implements the providence of nature in colors that destroyed maintain a concise form possible in order to pursue the primitive nature of the underlying. In the end, through 'Time Landscape', I wanted to reveal the natural force of nature, which can not be controlled by humans, while expressing the natural life of human nature that wants to assimilate and harmonize with nature. We want to embody the human figure that conforms sometimes with nature and sometimes confronts fear through the naked body in the natural state. It is the work of bringing out the life image of nature that grows and disappears through the human being who is a member of the ecosystem, not the person who dominates nature.
- Nam Jin Kim -
타임 랜드스케이프
1978년, 생태미술 작가 앨런 손피스트(Alan Sonfist)는 뉴욕 맨해튼의 한쪽 귀퉁이에서 신대륙 발견 이전 시대의 원시림을
재현하는 ‘Time Landscape’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한때 뉴욕이 나무로 뒤덮인 숲이었음을 상기시키는 생태학적 작업이었다.
자연이 훼손되고 변형되기 전의 상태를 인간 중심이 아닌 자연 그 자체의 관점에서 보고자 했던 것이다. 이는 병들고 황폐
해져가는 자연에 대해 인간에게 보내는 경고였다.
내가 살고 있는 지구를 가장 멀리 떨어진 위치에서 바라본 모습은 어떨까? 1990년, 우주 탐사선 보이저 1호가 태양계를 벗어나면서 찍은 사진을 보면 지구는 창백하고 매우 작은 푸른 점(Pale Blue Dot)으로 보인다. 인간이 지구라는 행성에서 살기 시작할 때의 처음 모습은 어떠했을까?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지구의 형태는 지금부터 1만 년 전 마지막 빙하가 사라지면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지구 나이 45억년, 그 영겁의 시간 동안 지구의 환경은 잠시도 쉬지 않고 변해왔고 지금도 지구는 여전히 변하고 있다. 인류의 문명은 지구가 겪은 장구한 시간의 1퍼센트의 1퍼센트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에 시작되고 발전해 왔다. 인간이 지구라는 행성에서 살아온 만년 동안 지구의 기온과 지질 상태는 역사상 유래가 없는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영원할 순 없다. 지질학자들은 만 오천년 후에 빙하기가 도래할 수도 있다고 한다. 심지어 20억년 후 지구도 화성처럼 죽을 것이라고 한다.
서양에서는 자연의 위협과 재앙으로부터 자유로운 이상적인 축복의 땅을 염원하며 아르카디아(Arcadia)를 꿈꾸어 왔다. 대자연의 풍요로움이 가득하고 자연 그대로의 삶을 살 수 있는 목가적인 이상향으로써의 아르카디아는 지극히 인간 중심적인 자연관에서 비롯된 것이다. 인간이 자연에서 멀어지고 자연이 급격하게 변화할수록 아르카디아를 더욱 동경하였다. 인간의 욕망에 맞추어진 아르카디아는 인간과 자연이 하나로 동화된 원초적 자연 세계에 대한 갈망은 더욱 아니다. 자연은 여전히 위대하고 인간은 자연과 구분되는 또 다른 존재라는 낭만주의적 사고에서 벗어나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꾀하고, 생태계의 일부로서 인간도 자연과 상호관계를 맺는다는 인식에 도달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흘렀다. 다시 말해서 인간이 자연의 지배를 정당화하는 인간중심주의에서 벗어나서 인간 또한 생태계의 일부라는 것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요즘처럼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가 증가하고 생물 멸종의 속도가 빨라지고 플라스틱, 콘크리트 등의 물질이 빠르게 대지를 뒤덮은 적이 없다고 한다. 지구는 단순히 암석덩어리와 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생물과 무생물이 상호작용하면서 스스로 진화하고 변화해 나가는 하나의 생명체이자 유기체이다.
‘Time Landscape’은 원초적 지구의 모습에 대한 호기심에서 비롯되었다. 인간에 의해 변형이 덜 되고 훼손이 적은 원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보고 싶었다. 미국 서부의 데스밸리를 시작으로 유타 주의 에스컬란티, 브라이스, 캐니언랜즈, 모아브, 아치스와 지온 국립공원에서 만난 지구의 모습은 적게는 수백 만 년 전에서 수십 억 년 전에 형성된 지구의 모습들이다. 바람과 물이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들어낸 형형색색의 암석이 빚어 만든 경관과 여러 겹의 퇴적암층이 만들어낸 협곡지대는 척박한 토양같이 보이지 않고 지구의 깊은 속살을 본다는 깊은 경이로움에 사로잡혔다. 이곳에서 자연의 일부로, 자연 속에 존재하는 인간을 나타내보고 싶었다. 시간의 지층 속에서 과거의 단초를 찾는 고고학자의 상상력처럼 태고에 존재했을 것 같은, 당연히 있음직한 자연의 생명 이미지를 찾아서 담아내고자 했다. 거칠고 황량해 보이는 대지 위에서 끊임없이 펼쳐지는, 변화하고 소멸하는 자연의 섭리를 색채로 구현하고, 원시적 자연의 근원적인 것을 추구하기 위해 최대한 간결한 형태를 유지하였다. 결국 ‘Time Landscape’을 통해 자연에 동화되고 화합하고자 하는 인간 본연의 자연적 삶을 나타내면서 인간이 제어할 수 없는 자연의 엄준한 힘을 드러내 보고 싶었다. 자연과 더불어 때로는 순응하고, 때로는 두려움에 맞서는 인간의 모습을, 자연 상태로써의 벗은 몸을 통해 구현하고자 한다. 자연을 지배하는 인간이 아니라 생태계의 구성원인 인간을 통해 생장과 소멸하는 자연의 생명 이미지를 담아내는 작업이다.
Homo Nightcus
이태원, 밤의 학교에서
- 이희인 (카피라이터, 작가)-
‘낮이 이성의 시간이라면 밤은 상상력의 시간이다. 낮이 사회적 자아의 세계라면 밤은 창조적 자아의 시간이다.
낭만주의 이후의 문학, 특히 시는 이 밤에 거의 모든 것을 걸었다. 육법전서를 외우기는 쉬워도 밤의 말을 듣기
는 어렵다.’ (황현산, <밤이 선생이다>에서)
질서와 도덕을 거스르며 일탈과 파괴를 꿈꾸는 시인, 예술가, 사진가들에게 밤은 훌륭한 선생이 되어준다. 이 밤도 누군가는 깨어 밤의 말에 귀 기울이며 삶의 언어를 예술의 언어로 번역하는 작업에 골몰하여 있을 터다. 그런데 이태원의 밤, 밤의 이태원도 선생이 될 수 있을까?
밤의 이태원으로 향할 때마다, 그 시공간에 용광로처럼 들끓는 욕망과 허기를 발견할 때마다, 그 복판으로 들어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를 바라볼 때마다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는 당혹감에 빠져들지도 모른다. 낮이 강요하는 질서가 그러하듯 사진이 종종 요구하는 모종의 원칙이나 불문율, 가치는 금세 잊힐지 모른다. 밤의 이태원에서는 어떤 원칙이나 당위조차 없을 것 같다.
84년부터 86년까지 흑백 필름에 담은 <이태원의 밤>의 작업을 떠올리며 사진가 김남진은 30여 년 만에 다시 이태원을 찾았다. 2년여에 걸쳐 17번의 촬영을 진행하면서 몰라보게 변한 이태원과 그 가운데 변하지 않은 이태원을 함께 들여다보았으리라. 흑백 필름 대신 디지털 컬러에 담긴 사진들 속에서 의상과 조명, 건물, 사인, 낙서, 그림자, 사람들, 파티와 카니발의 현장은 그때와는 완벽하게 다른 세상의 모습을 구현하고 있다. 세상 어디서도 만날 수 없는 ‘이태원만의’ 빛이라 할 만한 빛깔과 색감이 스미고 흐르고 도발한다. 밤의 이태원에서 만난 청춘들, 외국인, 성 소수자들이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부류의 사람임을 확인한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았다고 사진가는 말한다. 밤의 안쪽을 들여다보고, 믹스된 광기와 삶의 소음 내밀한 곳에 귀 기울이고, 사시사철 다른 온도의 열기에 섞이면서 사진가 김남진은 밤의 이태원을 학교 삼고 선생 삼았으리라. 위악으로든 일탈로든 난장으로든, 차이를 확인하는 수업이든 동질감을 깨닫게 하는 강의든, 밤은 어떠한 길을 통해서든 무언가를 말해주는 선생이 되어주었을 것이다. 그 특별한 17번 수업의 기록이 이 전시에 선보이는 사진들일 터다.